선박을 건조?진수하는 조선소가 IT를 만나 얼마나 ‘스마트’해질 수 있을까?
최근 IT접목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위한 관련 업체간 제휴가 활발하다. SK텔레콤이 현대중공업과, KT가 삼성중공업과 손을 잡은 데 이어, 정부 연구기관인 ETRI도 조선 산업 전반의 IT무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선박 내부는 철판으로 둘러싸여 있어 무선통신이 어렵다. 작업 상황에 따라 수시로 차단벽을 설치하면서 작업공간이 이동돼 고정형 AP나 무선중계기를 설치할 경우 유지보수에도 어려움이 있다.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도 관건이다.
이런 문제점 해결을 포함, 업체들은 선박 건조 현장의 초고속 무선 인터넷 활용 등을 통한 협업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KT(대표 이석채)는 삼성중공업(대표 노인식)과 24일 거제조선소에서 ‘스마트 조선소’ 개통식을 갖고, 선박건조장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무선인터넷 환경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
양사가 공동으로 구축한 이번 스마트 조선소는 전력선을 통해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산업용 PLC(Power Line Communication, 전력선통신) 솔루션이라는 게 특징이다.
AP(무선인터넷공유기)에 초고속 인터넷회선을 직접 연결하는 기존 와이파이망과 달리, 산업용 PLC는 AP가 내장된 PLC 모뎀(데이터신호변복조장치)이 와이파이 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꿔준다. 변환된 전기신호가 전력선을 통해 전달되면서 통신을 가능케 하는 방식이다.
건조장 내부 무선통신이 어렵다는 점을 착안, 양사는 산업용 PLC 솔루션을 도입해 이를 해결했다. PLC 모뎀은 전기 콘센트에 연결만 하면 사용 가능해 작업공간 이동 시에도 와이파이존 구축이 쉽다. 또 별도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없이 미리 설치된 조명 전력선을 활용할 수 있어 망 구축비용도 절감된다.
선박 건조장 외부는 와이브로로 무선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다. 커버리지는 삼성중공업거제조선소와 인근 공단 등 약 8.22㎢(약 250만평)에 이른다.
ETRI(원장 김흥남)도 같은 날, 현대중공업(대표 이재성)과 함께 선박 건조부터 통신?안전운항?원격 유지보수까지 조선 산업 전반을 IT로 무장한 ‘스마트 선박’을 출항시킨다고 밝혔다.
이번에 양사가 개발한 ‘IT기반 선박용 토탈 솔루션’은 IT와 전통 산업인 조선간 대표적 융합 기술로 크게 선박 제조 과정에서의 ‘디지털 조선 야드 기술’과 선박 운용 과정에서의 ‘스마트 선박 기술’로 구성된다.
‘디지털 조선 야드 기술’은 선박 건조의 주 작업공간인 야드와 건조 중인 선박 내부를 무선통신망인 와이브로로 연결, 효율적 물류 작업 및 작업자간 협업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첨단 선박 건조 인프라 기술이다.
요소 기술인 ‘실시간 물류 모니터링 및 제어 기술’은 선박 블록 구조물, 자재, 장비, 트랜스포터 등의 실시간 위치 및 상태를 추적 가능케 함으로써 이들의 효율적 배치?활용?관리가 가능하다.
디지털 조선 야드 구현을 위한 또 다른 요소 기술로는 ‘조선 산업용 그룹통신 시스템’ 경우, 현장 작업자는 기존 무전기, TRS, 휴대폰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복합 단말을 이용해 이동 작업 환경에서도 다양한 통신 업무가 가능하다.
ETRI와 현대중공업은 선박 운영에 있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스마트 선박 기술’도 개발했다. 스마트 선박 기술은 선박 내 모든 기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유?무선 선박 통합 네트워크(SAN)다.
운행 중인 선박 내 관리자뿐 아니라 원격지에 있는 관리자도 선박의 엔진, 항해 시스템, 각종 센서, 제어기의 상태를 통합된 한 화면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 및 통제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의 내부 분석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매년 약 4000만 달러의 노동비용 절감 및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은 자사 선박감시제어시스템(ACONIS)에 ‘스마트 선박 기술’을 탑재, 세계 최대 선주회사인 덴마크의 AP Moller사에 40척, 그리스 CMM사에 2척 등 총 46척을 오는 29일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달 초 SK텔레콤은 현대중공업과 함께 ‘펨토셀을 이용한 건조 선박 내부 통신 솔루션’을 개발, 시범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SKT 펨토셀, ‘건조 선박내 통화’ 해결사>
양사가 개발한 이번 솔루션은 선박 내 전력선(PLC)과 SK텔레콤의 펨토셀(초소형 기지국)을 연결해 건조 중인 선내 작업자들의 이동통신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양사는 지난해 8월, ‘Smart Work 인프라 구축 협약식’을 갖고 9월부터 조선소 내 광대역 무선데이터 통신망 신규 구축 등 본격적인 광대역 무선데이터 통신망 구축에 나서기로 한 바 있다.<관련기사: SKT-현대중, ‘Smart Work’ 맞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