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통사간 자존심을 앞세운 스마트폰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동일 제조업체의 유사 모델이 비슷한 시기 국내 각각 다른 이통사를 통해 시장 경쟁에 나서 주목된다.
화제의 단말은 대만의 스마트폰 전문업체 HTC의 ‘넥서스원(Nexux One)’과 ‘디자이어(Desire)’. ‘넥서스원’은 구글이 자사 첫 단말기로 올해 1월 출시했으며, ‘디자이어’는 HTC가 직접 판매하는 제품이다. 두 모델은 버튼 배치 등 일부 디자인을 제외하고 유사한 모델로 분류된다.
6일 SK텔레콤이 제품 발표회를 통해 ‘디자이어’의 단독 공급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 국내 전파인증을 마친 것으로 알려진 ‘넥서스원’의 KT 출시 여부가 거론되면서 묘한 전운이 감돌고 있다.
HTC(www.htc.com/kr)는 6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안드로이드 OS 2.1 탑재 ‘디자이어(Desire)’와 윈도 모바일 6.5 탑재 ‘HTC HD2’를 공개하고 SK텔레콤을 통해 이달 내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디자이어’는 이달 10일부터, ‘HD2’는 이달 말 공급될 예정이다. 회사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시연에 이용된 제품 중 ‘디자이어’는 최종 버전인 반면, HD2는 최종 업그레이드를 남겨둔 상태다.
‘디자이어’는 지난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에서 소개된 후 버라이존과 보다폰, 소프트뱅크 등에서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다. SK텔레콤 배준동 마케팅 부문장에 따르면, 국내 출시 디자이어는 일부 더 업그레이드 된 사양을 갖췄다.
3.7인치 AMOLED, 1GHz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멀티터치, 위키피디아 자동검색, 구글번역 등풍부한 사용자 경험(UX)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출고가 90만원대로 예상 소비자 가격은 30만원 대.
이날 배준동 부문장은 KT가 넥서스원을 통해 ‘맞불’을 놓으려 한다는 지적에 대해 “‘디자이어’는 구글 모델인 넥서스원과 달리 넥서스원의 어드밴스드 모델로서 SK텔레콤이 독점 공급한다”며, “이와 달리, HTC 판매 모델이 아닌 넥서스원은 KT뿐 아니라 SK텔레콤에서도 개통이 가능해 양쪽에서 팔리는 게 안 된다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국내 모델도 공용과 독점 모델이 있든, 모델별 판매정책에 따른 것으로서 ‘넥서스원’ 역시 그 범주에 해당할 뿐이라는 게 SK텔레콤 판단이다.
HTC 피터 쵸우 사장도 “디자이어는 넥서스원과 다른 모델로 독자 UI인 ‘HTC 센스’와 함께 SK텔레콤을 파트너로 독점 출시되는 제품”이라며, “(디자이어와 넥서스원간 선택은)고객이 결정 문제로 어느 제품이 더 뛰어난 지에 따라 선택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HTC의 이러한 반응은 최초 구글폰 ‘넥서스원’이 최근 전파연구소 전파인증을 통과하면서 국내 유통 여부가 관심을 모으는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정식 도입 전, 개별 전파인증 사례가 가장 많았던 제품으로도 잘 알려진 넥서스원의 국내 유통이 구글 외 KT로도 확대될 경우, SK텔레콤 ‘디자이어’와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디자이어 단독 공급’으로 차별화를 모색하는 SK텔레콤 입장에서 보조금을 실어 KT가 넥서스원으로 공세에 나설 경우, 적쟎이 곤혹스러울 것이란 분석이다. 넥서스원 유통 주체가 HTC가 아닌, 구글이라는 점도 ‘KT 출시설’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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