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프트뱅크의 아이폰 열풍이 업계 주목을 받은 일본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휴대전화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1일, NTT 도코모가?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Xperia)’ 출시로 자사 안드로이드폰 라인업을 확대한?것을 필두로 소프트뱅크와 au(KDDI)가 최초?안드로이드폰을 잇따라 일본 내 출시하는 것.
특히 도코모나 au는 경쟁 소프트뱅크를 겨냥, 아이폰과의 본격 경쟁을 자신했다.?지난 3월말 현재 누계 230만대를 판매한?아이폰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소프트뱅크 역시 HTC의 ‘디자이어(Desire)’를 4월 하순 출시, 안드로이드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일본 내 첫 안드로이드 OS 2.1 탑재 폰이다.? 도코모가 밝힌?’엑스페리아’의 ‘2.1’ 버전 업 시점은 올 가을.?
현재 일본 역시 이통사들이 음성 수익 감소로 패킷 ARPU(가입자당 매출) 및 콘텐츠 판매 향상을 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통신에 적합한 스마트폰 출시 및 대용량 데이터 전송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동영상 콘텐츠? 개발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결국, 음성 ARPU의 감소를 패킷 ARPU 증가로 만회하겠다는 것. 안드로이드폰 출시 등 스마트폰 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이통사들 속내는 일본이나 국내나 다르지 않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 대응을 본격화한 도코모 경우, ‘프로(PRO) 시리즈’를 앞세워 안드로이드폰과 윈도 모바일 단말, 블랙베리 등을 출시해왔다. 기존 이들 제품이 얼리어답터 중심이었다는 게 도코모 판단이다.
도코모는 ‘엑스페리아(X10)’ 제품 출시 계획을 지난 1월 21일 처음 공개했다. ‘인터넷과 연계한 동영상?음악 관련 기능’을 앞세운 이 제품을 통해 기존 얼리어답터 중심의 스마트폰 사용을 일반인으로 확대, 패킷 ARPU를 높이겠다는 게 도코모 복안이다.
당시 도코모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든 면에서 아이폰보다 앞선다”며, 아이폰과의 경쟁 의식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도코모가 강조한 아이폰 대비 강점은 하드웨어 측면에서 3G 네트워크 상의 업로드 속도. 도코모에 따르면, 아이폰 3GS가 업로드 최대 384Kbps인 데 비해 엑스페리아는 2Mbps의 HSUPA에 대응한다는 것.
디스플레이 경우, 4인치 480×854픽셀로 아이폰 3GS(3.5인치 480×320화소)보다 뛰어나며, 카메라 역시 8.1M 픽셀로 아이폰의 3M픽셀보다 고화질이라는 설명이다. 이외 아이폰의 약점으로 꼽히는 멀티태스킹 지원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와이파이를 지원하며, 16GB의 마이크로SD 카드를 탑재, 내장 메모리 제약 없이 동영상이나 음악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 크기와 무게 각각 119×63×13.1mm, 139g이다.
네트워크와 연계, 재생 동영상과 음악의 웹 검색이 가능한 ‘미디어스케이프(Mediascape)’와 이메일과 전화,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 서비스(SNS)의 통신기록을 한 곳에서 제어할 수 있는 ‘타임스케이프(Timescape)’ 등도 눈여겨볼 기능들.
안드로이드 마켓 외 독자 ‘도코모 마켓’을 신설, 안드로이드 마켓 추천 어플 소개 및 개발자 모집 등을 통한 도코모 자체 어플 제공도 시도한다. 초기 약 100개의 어플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코모는 엑스페리아를 투입, 스마트폰 보급을 본격화 해 현재 5% 미만의 일본내 스마트폰 비중을 초기 5~10%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NTT 도코모는 지난달 28일 결산 발표를 통해 ‘엑스페리아’가 출시 20일 만에 10만대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는 도코모가 선보인 스마트폰 중 최고 판매량이다.
이번 분기 전체 단말기 예상 판매 대수 1820만대 중 스마트폰은 국내 시장의 1/3에 해당하는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au 최초 안드로이드폰 ‘ISO1’ 6월 출시=KDDI는 지난 3월 30일, 자사 스마트폰의 새로운 브랜드 ‘IS 시리즈(IS series)를 공개하면서, 자사 첫 안드로이드폰 ‘ISO1’(샤프)을 윈도 모바일폰 ‘IS02’(도시바)와 함께 선보였다.
인터넷 이용이 활발한 20~30대 여성의 이른바 ‘세컨 단말(2번째 수요)’을 겨냥한 틈새 시장용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넷북 스타일의 스마트폰 ‘IS01’은 특히 5.0인치 대화면 LCD에 터치 스크린과 풀 키보드를 탑재한 게 특징이다. 스마트북 개념으로 일본판 DMB인 원세그와 적외선 통신, 이메일, 명함리더기 등을 지원한다.
새로 개발한 UI 탑재를 통해 기존 스마트폰에 없던 카드형 메뉴 및 작업 관리 기능 등도 제공한다.
아울러 안드로이드폰 전용 최초로 대표적인 AR(증강현실) 어플 ‘세카이 카메라’와, au 휴대 전화에서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는 ‘EZ 내비워크’의 안드로이드 버전 ‘au 원 내비워크(au one 네비 워크)’를 기본 탑재한다.
와이파이(IEEE802.11b/g)와 블루투스(2.1+EDR)를 지원하며, 최대 16GB의 마이크로SD/마이크로SDHC 메모리 카드를 탑재했다. 크기와 무게 각각 약 149×83×17.9mm, 약 227g이다.
‘au 간단 결제’ 등을 갖춘 ‘au 원 마켓(au one Market)’을 이용, 어플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au 원마켓’은 KDDI가 자사 최초 안드로이드폰 ‘IS01’ 출시에 맞춰 문을 연 안드로이드폰용 포털 사이트.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요구에 최적화된 응용 프로그램을 모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용 어플 및 장르별 추천 어플 소개 외 키워드 검색과 분류 검색 등의 다양한 검색 및 평가 기능을 제공한다. ‘세카이 카메라’ 등 약 200개 어플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KDDI는 올해 가을~겨울 출시 예정인 자사 두번째 안드로이드폰에는 ‘지갑 휴대폰’을 가능케 하는 ‘펠리카(FeliCa)’ 기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펠리카와 원세그 등 휴대전화 고유 기능을 탑재, 단말 한 대로 대부분 기능을 이용토록 함으로써 수요 확대는 물론, 아이폰에도 정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안드로이드폰 2탄은 국내 업체 제품 외 해외 글로벌 단말기 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DDI는 이번 ‘IS 시리즈’용 ISP 서비스인 ‘IS NET’도 ‘IS01’ 등의 발매와 함께 제공한다. 이 서비스 가입 고객은 월정액 315엔에 ‘IS 시리즈’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단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고객 월별 요금을 최대 2년간 할인해 주는 ‘IS 데뷔할인’도 실시한다.
‘넥서스원(Nexus One) 쌍둥이’로 잘 알려진 이 단말기는 국내 SK텔레콤이 이달 6일 제품 발표에 이어 10일부터 본격 판매할?예정이기도 하다. 국내와 달리, 일본에서는 아이폰 도입 사업자가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HTC 고유의 UI ‘HTC 센스(HTC Sense)’가 추가됐다. 멀티터치, 플래시, 음성 검색 등을 지원한다. 3.7인치(해상도 480×800)의 유기EL 터치스크린, 500만 화소 카메라, 32GB까지 확장이 가능한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을 탑재했다.
크기와 무게 각각 약 119×60×11.9mm, 약 135g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HTC 디자이어’의 매장 내 구입 가격은 2만엔(약 25만원) 전후. 요금제는 아이폰 아닌, 이 회사 다른 스마트폰(X 시리즈)과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이 제품 출시 계획을 지난 3월 28일, 자사 30주년 기념 행사에서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은 “아이폰과는 별도로 구글을 선호하는 사용자도 있어 이들 뛰어난 단말기 모두를 공급하고 싶었다”고 말해 사용자 선택폭을 넓히기 위한 도입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NTT도코모나 KDDI와 달리 소프트뱅크 자체 별도 ‘안드로이드 마켓’ 운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업데이트: NTT도코모의 지난달 28일 결산 발표를 인용, 본문 가운데 ‘엑스페리아’ 판매량 등을 추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