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호 창간15주년 특별기획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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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에 가장 강할 뿐 휴대폰 게임만 개발하진 않는다” 이영일 부사장은 컴투스의 정체성을 이렇게 말했다. 휴대폰 게임 개발에만 머무르지 않고 PC 온라인 게임을 비롯 PMP, 내비게이션, IPTV 등 새로운 디바이스에 맞는 게임들을 선보이겠다는 것. 최근 모바일 게임 업체로는 드물게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컴투스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이 산업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글/임일곤 기자(igon@ittn.co.kr)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컴투스는 지난 98년 설립돼 2000년에는 세계 최초로 휴대폰용 자바게임을 개발, 서비스 하는 등 줄곧 시장을 선도해왔다. 순수 퍼블리싱과 개발 투자지원, 관련 업체와의 전략적 협력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파트너사 성장을 이끌어 내는 등 맏형의 역할을 자임해 오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매출액 173억원, 순이익 11억원을, 2006년에는 매출액 197억원, 순이익 37억원을 각각 기록하는 등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며, 모바일 게임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리고 있다. 내년이면 창립 10주년을 맞이하는 컴투스는 현재 코스닥 상장 준비로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 회사 이영일 부사장을 만나 국내 모바일 게임의 현재와 미래상을 들어봤다.
모바일게임, 확장성면에서 타의 추종 불허
“모바일 게임의 확장성은 온라인PC 게임을 능가한다” 모바일 게임의 특징에 대해 이영일 부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PC로만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과 달리 모바일 게임은 휴대폰을 비롯, PMP 등 새로운 디바이스에도 쉽게 확장할 수 있다는 것.
“모바일 게임은 휴대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디바이스 전부를 아우르는 개념”이라는 게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온라인보다 모바일 게임의 영역이 훨씬 넓다는 것이다. 실제로 컴투스는 콘솔 비디오나 온라인용 게임을 이미 개발한 바 있으며, PMP, 내비게이션, IPTV 등 새로운 디바이스용 게임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닌텐도의 ‘DS 라이트’나 소니의 PSP 등 휴대 전용 게임기를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내비게이션에도 게임을 공급한다는 계획. IPTV에서도 컴투스의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부사장은 전했다.
그의 말처럼 모바일 게임의 확장 범위는 끝이 없어 보인다. PMP를 비롯해 UMPC, PMPC, 와이브로 전용 단말기 등 새로 등장할 디바이스의 종류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게임이 모바일보다 더 복잡하고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확장성면에서는 모바일 게임이 더 위력적이다”라고 이 부사장은 강조했다.
지금의 모바일 게임 시장 상황을 물었다. “메이저 3강 업체를 비롯해 10여 개의 업체가 시장을 이끄는 정도”라는 답변. 지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수많은 회사들이 난립했지만 2005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정리됐다고 한다. 3년 전부터 두각을 나타낸 컴투스, 게임빌, 넥슨모바일이 지금의 3강 체제로 굳어지면서 시장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초기 모바일 게임이 주목을 받을 당시에는 마구잡이식으로 참여한 회사가 대부분였다”라고 이 부사장은 말했다. 초기에만 해도 모바일 게임을 만든다고 하면 업계의 반응은 냉랭했다. ‘회사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라는 게 대부분였다는 것. 하지만 3강 체제가 현재까지 유지되면서 견실한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이 시장이 그만큼 성숙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시장 상황에 대해 이 부사장은 “그동안 진행해 온 다양한 시도가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컴투스를 비롯해 주요 업체들은 대작 네트워크 게임을 개발해 왔다. 모바일에서 구현되는 네트워크 게임은 각 이통사의 데이터 요금 인하 시기와 때를 같이해 대중화를 맞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 부사장도 시장 반응을 지켜봐야 할 때라고 전했다.
대신 하드코어형 대작 게임보다 쉽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이 부사장은 지적했다. “최근 휴대폰은 하드코어형 게임을 충분히 구현될 만큼 발전했고, 컴투스도 그에 맞는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굳이 만들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게임을 즐기는 대다수 유저들은 캐주얼 게임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 강세라는 게 이 부사장의 분석. “게임은 유저들에게 재미를 주는 것이지 유저를 괴롭히는 게 아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실제로 컴투스가 지난 2005년 선보인 ‘미니게임천국’ 시리즈는 누적 다운로드 200만을 돌파하며 캐주얼 게임의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 게임은 중독성 강한 7-10가지 원버튼 미니게임들로 이루어져, 취향에 맞게 골라 오래 즐길 수 있어 초중고 학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니게임천국’은 출시 14개월 만에 200만 다운로드를 넘겼으며, 그 여세를 몰아 지난해 9월 선보인 후속작 ‘미니게임천국2’도 최근 누적 다운로드 200만을 돌파했다.
이 게임의 성공을 바탕으로 미니게임이라 불리는 아류작들이 적어도 300개 이상 나왔다는 게 이 부사장의 설명. 하지만 전체를 합쳐도 미니게임천국 시리즈의 판매량에는 못 미친다고 그는 말했다. “캐주얼 게임인 미니게임천국은 얼핏 간단하게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미세한 부분에서는 기술력을 따라갈 수 없다”며 “제작 기간만 1년이 걸릴 정도로 일반 하드코어형 게임에 맞먹는 투자 비용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대작 게임 ‘아이모’는 적어도 2년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아이모는 중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게임으로 단기간에 큰 돈을 벌려고 개발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이모를 통해 컴투스의 기술력을 점검해 보고 이를 발판으로 닌텐도 DS 라이트나 소니 PSP 등에 맞는 게임을 개발한다는 의도이다.
이 부사장은 “현재 닌텐도 DS 라이트는 와이파이와 같이 한정된 네트워크 방식이지만 점차 풀네트워크로 진화할 것”이라며 “닌텐도 등의 휴대용 게임기 SW를 개발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아이모에 사용된 기술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컴투스는 휴대폰용 아이모 게임과 더불어 닌텐도 DS라이트 같이 전용 게임기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모는 컴투스의 기술력이 총동원되는 게임으로 아직 완전한 단계는 아니라고 이 부사장은 말했다. “아이모를 일본의 한 기업이 10억원 미니멈 게런티로 사겠다는 제안을 받은 바 있으나 거절했다”라며 “아직 완성단계에 이르지 않은 아이모를 굳이 해외에 팔아 버릴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이 부사장은 말했다. 아이모는 내년 말경이나 완전한 모습을 갖출 것이며, 그때까지 최대한 기술력을 응집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최근 코스닥 상장 재도전에 대한 심경을 물었다. 컴투스는 지난 2004년 코스닥 상장을 신청했다가 고배를 마신 이후 3년 만에 재도전장을 던지는 것이다. “이번 코스닥 상장은 회사 자체로도 중요한 일이지만 모바일 게임 업계 전체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이 부사장은 말했다.
현재 모바일 게임은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유독 저평가 받는 분야. 해외 모바일 게임 회사인 구루모바일이란 회사의 경우, 2005년 180억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 최근 나스닥에 등록해 시가총액 3000억을 바라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모바일 게임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다는 극명한 예이다.
이번 컴투스의 상장은 국내 모바일 게임 위상을 한단계 끌어 올리는 것이자,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튼실한 발판을 마련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컴투스가 어떤 평가를 받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