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위성DMB 서비스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중인 일본 모바일방송(www.mbco.co.jp)이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출범초기부터 ‘계륵’으로 여겨졌던 국내 TU미디어의 위성DMB 행보가 주목 받게 됐다.
MBCO는 지난 29일 “모바일 방송 사업을 내년 3월말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단 원인은 일본판 지상DMB 서비스랄 수 있는 ‘원세그먼트’에 가입자 경쟁이 밀린 탓.?
MBCO는 지난 2003년 SK텔레콤과 ‘위성공동소유 계약식’을 갖고, 이후 공동 위성(‘한별’)을 통해 세계 유일의 ‘위성DMB 서비스’를 제공해 온 업체. 국내 TU미디어 대주주가 이통사인 SK텔레콤(44.15%)인 데 비해 MBCO 대주주는 제조업체인 도시바(지분 36.9%)다.?
MBCO는 사업중단 발표와 더불어 “한국 TU미디어가 동일한 위성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당사 사업중단에도 불구, 방송위성의 운용은 계속해 간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당시 위성 구매 비율은 SK텔레콤 34.66%, MBCo 65.34%였다. 분담 비용은 각각 920억원, 2654억원.?
이번 MBCo 사업중단 발표로 국내 위성DMB 진영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역시 지상파DMB에 밀려 TU 가입자 확보 정체 및 적자폭 확대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
SK텔레콤의 결단이 더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일부에서는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TU미디어측은 “MBCo와는 전혀 상황이 다르다”며, 단순 비교를 거부했다.?
◆일본판 위성DMB 왜 중단하나?=MBCo는 지난 2004년 10월 ‘세계 최초’ 위성DMB 서비스를 개시했다.(참고로 일본에서는 위성DMB나 지상파DMB란 용어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모바일방송’ ‘1 세그먼트 방송’으로 통칭된다)?
당초 한국과 동일한 시기, 위성DMB 서비스 개시가 예정돼 있었지만, 국내 사업권 허가 등 문제로 일본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가게 된 것.(물론, 이후 ‘위성DMB 휴대폰 서비스는 국내가 ‘세계 최초’ 영예를 가져간다)?
결국 서비스 제공 5년째 일본 위성DMB 서비스(서비스 명: 모바HO!)는 막을 내리게 되는 셈이다. MBCo는 이번 결정에 대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원세그먼트 방송(일본판 지상파DMB) 개시 등으로 충분한 회원수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MBCo 가입자 수는 약 10만명. 당초 서비스 개시 3년 내?200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호언이 무색한 규모다.?
‘모바HO!’ 이용 단말로는 소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나 PC용 PC 카드형 단말 등이 주로 이용된다. 이외 2006년 4월, ‘모바HO!’의 음성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미쓰비시제 FOMA 단말 ‘MUSIC PORTER X’(NTT 도코모 가입자 이용) 등도 내놓았다.?
월정액 980엔(데이터방송 전용 800엔)으로 40개 채널 음성 프로그램, 8채널 영상 프로그램, 데이터 방송을 이용할 수 있다.?
한편, MBCo의 지난 2006년 3 월기 경우, 매출액은 6억엔인 데 비해 영업 적자는 112억엔에 달해 배보다 배꼽이 컸다.?
경영 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최대 주주인 도시바가 MBCo를 자회사로 삼았지만, 올 3월기, 매출액 27억엔에 영업적자 82억엔 등 적자규모 증가세는 계속 이어져왔다.?
현재 MBCo의 자본금 규모는 368억 6795 만엔.도시바 외 샤프,마쓰시타전기기구산업,도요타 자동차, NTT 데이터, USEN 등 88사가 출자하고 있다.?
한편, 총무성은 MBCo의 사업중단 발표에 대해 “가입자 통보를 분명하게 할 것”을 주문했다. MBCo는 가입자에게 직접 메일을 발송하는 형태 등으로 개별적인 서비스 종료 안내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국내 위성DMB ‘남일 아니다’=현재 TU미디어(www.tu4u.co)가 제공중인 국내 위성DMB 서비스 역시 MBCo가 처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MBCo가 밝힌 대로 무료 DMB(지상파DMB)와 경쟁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가입자 증가 둔화에 더해 적자폭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
여기에 대주주인 SK텔레콤 희생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비판 또한 TU 입장에선 속 쓰린 부분이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다시 550억원의 TU 증자를 결정, 지분을 모두 44.15%로 확대했다. 2003년 32.7%로 출발, 모두 6차례 증자를 거듭한 결과다.?
2005년 5월 1일 본방송을 개시한 TU미디어는 당시 서비스 5년차인 2009년까지 누계 가입자 500만명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지난 2006년말 100만 돌파 이후 가입자 정체가 지속되면서 7월말 현재 140만 가입자 확보에 그쳤다. 100만 돌파 시점에서 “2007년 200만을 돌파하겠다”는 호언은 이미 허언이 된 셈.?
누적적자 규모 역시 지난해말까지 2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SK텔레콤조차 ‘깨진 독에 물붓기’를 염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지상파DMB와의 차별화 해소를 위해 경쟁 제한적 요소로 꼽았던 ‘지상파 재전송’이 지난해말 이뤄졌음에도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SK텔레콤 지원으로 요금인하도 단행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놨지만, 시장에선 먹히지 않는다는 데 TU의 고민만 커져간다. 위성DMB의 장점으로 꼽힌 전국방송마저 지상파DMB가 구현한 데 따른 위기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TU미디어측은 “MBCo 사업중단 이후 위성 이용 등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기존 사용 계약에 근거, 사업 종료에두 볼구, TU나 SK텔레콤에는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
또 도시바가 다른 업체에 위성을 양도할 경우, 일정 지분을 보유한 SKT의 승낙이 있어야 하며, 최악의 경우, 위성을 못쓰는 상황에도 대체 위성을 이용토록 돼 있다는 설명이다.?
MBCo와 ‘동격 비교’되는 데 대한 입장도 확고하다. MBCo와 TU는 시설투자나 가입자, 단말 라인업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TU 홍보팀 허광 과장은 “MBCo 적자와 달리 TU의 적자폭은 시설투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MBCo는 가입자 10만, 갭필러 설비 1000개에 양판점 위주 애프터서비스에 주력하지만, TU는 이미 140만 가입자에 1만개 갭필러를 구축했으며, SKT 대리점?내비?홈쇼핑 등 다양한 판매 채널을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차량용 단말로 시작해 결국 이통사 제휴를 못 이끌어낸 MBCo의 실패 사례는 이통사 제휴가 활발한 TU와는 전혀 성격을 달리한다는 것.?
허 과장은 “SKT 제휴를 통해 6월부터 가입자가 증가세에 있어 손익분기점만 넘기면 승산이 있다”며, “내년 늦어도 내후년 초, BP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TU미디어는 SK텔레콤을 최대주주로 에코스타, 삼성전자?LG전자 등 단말업체, MBC?SBS 등 미디어 업체, 기타 통신업체, 주요 은행 등 150여 개 주주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