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이 향후 5년간 한국에 약 15억달러(약 2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를 통해 그린 테크놀로지와 4세대(4G)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한-스웨덴 수교 50주년을 맞아 스웨덴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 윤진식 경제수석이 12일, 에릭슨 CEO 한스 베스트베리(Hans Vestberg)와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면담에서 베스트베리 에릭슨 회장은 그린 테크놀로지와 4G 이동통신 분야에서 한국 기업, 연구소와 공동 연구개발 및 테스트를 추진하기 위해 한국 내 R&D 센터 및 테스트 베드를 구축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에릭슨 한국지사 고용 인력을 향후 5년간 현 80명 수준에서 약 1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 경우, 에릭슨은 이 기간 한국에 약 15억불(2조원)을 투자하게 될 것이라는 게 방통위 예상이다.

방통위는 이번 에릭슨과 한국의 협력 및 투자계획은 에릭슨의 앞선 그린 네트워크 기술과 한국이 가진 세계적인 수준의 ICT 테스트 베드 환경을 결합, 태동기에 있는 그린 ICT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와이브로(WiBro)를 기반으로, LTE 진영의 선두 주자인 에릭슨과 협력함으로써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LTE 시장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와이브로 종주국인 한국에 대한 이번 에릭슨의 대규모 투자가 결국 에릭슨이 LTE의 경쟁 4G기술인 와이브로를 겨냥한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에릭슨의 투자 의도를 면밀히 분석,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에릭슨의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적극 환영하고, 한국의 대기업은 물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과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에릭슨의 앞선 그린 네트워크 기술과 한국이 가진 세계적인 수준의 ICT 테스트 베드 환경이 결합되면 태동기에 있는 그린 ICT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차세대 이통 분야에서 세계 기술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에릭슨과 한국이 협력하면 글로벌 4G 이동통신 분야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고 한국과 에릭슨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 11일 최시중 위원장과 에릭슨 한스 베스트베리 CEO의 면담 직후에는 최시중 위원장, 스웨덴의 구나르 비스란더(Gunnar Wieslander) 통상 차관이 임석한 가운데 에릭슨과 KT의 그린 모바일 기술 분야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MOU의 주요 내용은 그린 모바일 기술의 공동개발, 성능 검증 및 개선을 위한 국내 시험망의 공동 구축 및 운영, 국내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을 위한 협력 환경 구축,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공동협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