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19일 아이폰 에어를 구입하고 대략 열흘 정도 사용해 봤습니다. 오랜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폼펙터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제품이란 생각인데, 국내와 해외 커뮤니티에서의 반응은 생각보다 뜨뜻미지근한 느낌입니다. 다양한 내용들을 보면서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들도 있었는데, 간단하게 특징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이폰 에어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가벼운 무게와 얇은 두께인데, 스펙상 무게는 165g, 두께는 5.6mm입니다. 처음 아이폰 에어를 들었을 때 얇고 가벼움이 바로 느껴졌습니다. 저는 특히 아이폰 프로 시리즈를 꾸준히 사용해 왔기 때문에 더더욱 체감이 컸는데, 그래서인지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한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장점으로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갤럭시 S25 엣지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기본적인 크기가 크면서 얇다 보니 사용할 때 조금 불안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내구성이 아닌 일반적으로 사용할 때의 그립감이 묘하게 불편했는데, 그래서인지 저는 케이스를 끼워서 사용할 때 더 안정적인 느낌이었습니다.



GPU 코어가 하나 빠진 A19 프로와 12GB 램은 일반적인 사용에선 프로 모델과 성능 차이를 느끼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좋은 성능을 보여주었고, 많은 사람이 원하는 작고 가볍고 빠른 스마트폰에서 가볍고 빠른 스마트폰의 조건은 충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스피커와 배터리 부분이었습니다. 모노 스피커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곳에서 가로 영상을 볼 때 은근히 거슬렸으며, 기본 볼륨 자체도 높지 않기 때문에 의외로 놓치는 알람이 있는 정도였고, 배터리는 아무래도 물리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계속 불안한 상태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인 체감은 아이폰 15 프로보다도 더 배터리 소모가 빠르다고 느껴졌으며, 외부에 오래 있는 경우엔 보조배터리가 거의 반 필수였는데, 이 정도면 그냥 조금 더 무겁고 두꺼운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또 아쉬웠던 부분은 카메라였습니다. 최근 몇 년 중저가 스마트폰을 포함해도 카메라를 하나만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은 찾기 어렵습니다. 보통 광각 + 초광각 조합이며, 최근엔 보급형에도 망원 카메라가 탑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폰 에어는 48MP 광각 싱글 카메라 구성이며, 크롭 2배줌이 전부입니다. 물론 초광각이나 망원 모두 취향에 따른 선택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접사 촬영이 불가능한 점이 가장 거슬렸습니다. 디자인과 원가절감 때문에 싱글 카메라가 탑재된 것 같은데, 아이폰 에어를 사용하면서는 좋은 사진을 촬영하고 싶다는 욕심 자체가 없는 상태로 사용했었습니다.

장점은 가벼운 무게와 두께이며, 단점은 그 외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사용 환경이나 자주 사용하는 앱과 기능에 따라서 적당히 큰 크기와 가벼운 무게와 두께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장점이 될 수 있겠지만, 이것저것 많은 활용을 원한다면 아이폰 에어는 적합하지 않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유독 아이폰 에어는 호불호가 심하게 나뉘고 있고, 구매를 하기 위해서 다양한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약 가격이라도 저렴했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지만, 뺄 거 다 뺀 제품의 가격이라고는 납득이 쉽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애매한 느낌입니다.

“아이폰 17 에어”가 아닌 “아이폰 에어”이기 떄문에 다음 세대의 아이폰 에어를 볼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의 애플을 보면 적어도 내년까지 한 번은 더 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차세대 아이폰 에어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지금과 큰 차이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얇은 두께의 스마트폰이 또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애플도 참전했지만, 아이폰 에어로만 놓고 보면 그다지 좋은 결과물은 아니라는 생각인데, 이후로도 계속 아이폰 에어를 사용해 보면서 또 다른 장단점을 찾아보고 생각이 바뀐다면 다시 한번 정리해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