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주]스마트폰 희생양, 노키아

휴대폰 절대 강자였던 노키아와 RIM(리서치인모션)의 최근 몰락세가 업계 화제다. ‘영원한 휴대폰 1인자’, ‘오바마의 전화’로 유명했던 이들 업체의 실적 부진에 대한 업계 분석도 쏟아지고 있다.

덩달아 스마트폰 안착에 성공했다고 평가 받는 삼성전자의 재조명도 활발하다. 애플에 의해 촉발된 스마트폰 전쟁에서 살아남을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반응이 흡사 이들 단말 업체들의 생탈권을 쥐고 있는 모양새다.

노키아의 작금 ‘몰락’은 극적이다. 13년만의 주가 최저치로 대변되는 현 위상에 더해 “지금은 실적 전망치를 내놓을 상태가 아니다”는 이 회사 스테판 엘룹 CEO의 발언은 충격 그 자체로 받아들여졌다.

자사 심비안 운영체제(OS)를 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에 올인키로 한 전략 역시 업계 기대는 크지 않다. 애플(iOS), 구글(안드로이드)과 상대하기엔 버거울 것이란 전망으로 ‘장고 끝 악수’란 평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물론, 시장 반응에 가장 민감하다는 애널리스트들 반응도 냉담하다. 노키아의 자체 냉정한 현실 진단만큼이나, 이들의 반응 역시 실망 그 자체다. “모든 면에서 매우 위험한 상황” (CCS인사이트 애널 제프 블레이버)이라는 진단은 이제 낯설지 않다. 주가 약세는 물론이다.

‘블랙베리’폰 하나로 업무용 시장을 평정하면서 전세계를 호령했던 RIM 역시 ‘제 2의 노키아’로 평가절하되고 있다. 최근 1분기(3~5월) 결산에서 2005년 이후 처음 분기 매출 감소와 2006년 9월 이후 최저치 주가 등 초라한 성적표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

“8월말 신제품이 나올 때까지 판매감소가 이어질 것”이라는 자가진단은 RIM의 부진이 일시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부채질 하고 있다. 미 대통령 오바마의 애용폰으로 알려지면서 ‘최고 비싼 홍보모델’이란 우스개 소리도 낳았던 지난 시절의 영화가 그리울 RIM이다.

기업용 시장 ‘올인’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지만, 개인용 시장에서 훨훨 나는 애플(아이폰) 따라잡기는 더욱 버거워 보이는 분석이 더 아픈 RIM(블랙베리)이다.

이미 오래 전 ‘안드로이드’ 올인을 선언한 모토로라의 재기 역시 난망이다. 휴대폰과 솔루션 분사까지 단행한 상태로 잇단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 경쟁력 확보는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국내에서는 대표 ‘버스폰’의 오명을 털어내기조차 버거운 모양새다.

자리매김이 여전히 불투명한 LG전자와 ‘디자인?슬림’에도 수요 개척이 어려운 소니에릭슨 등 과거 부동의 ‘톱5’ 업체들의 스마트폰 시대 수난 역시 여전한 실정이다. 신제품 출시 여부를 떠나 시장을 움직일 수 없다는 데 이들 업체들의 고민이 많다.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실적엔 우호적인 평가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분기 유럽 내 휴대전화 시장점유율 1위 등극(IDC),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전망(노무라) 등이 그것이다. ‘갤럭시S2’(스마트폰)와 ‘갤럭시탭’(태블릿)을 앞세운 삼성의 글로벌 공세 또한 세를 더하고 있다.

‘제왕’(노키아?RIM)의 몰락과 ‘신성’(애플?구글?삼성전자)의 부상에 대한 다양한 업계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공통점은 ‘변화에 대한 적응’이 승부처였다는 점이다. 노키아는 스마트폰을 간과한 반면, 삼성전자는 빠르게 흐름을 탔다는 것이다. 최근 애플과의 특허전처럼 ‘모방(copycat)’이라는 일부 혐의에도 불구, 전략은 주효했다는 게 업계 대다수 평가다.

바야흐로 ‘경쟁은 지금부터’란 지적이 많다. 이 분석에는 오히려 제왕의 귀환보다, ‘제 2의 삼성’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하고 있다. LTE 등 4세대(4G) 개막이 본격화되고, 내년 ‘2.5GHz 스마트폰’ 등장 등이 점쳐지고 있다. 통신방식과 단말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제 분야의 강력한 혁신을 감안한 전망이다.

‘10년 전 삼성’에서 오늘날 ‘10년 뒤 삼성’을 예상 못했듯, 또 ‘10년 후 삼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은 현재 노키아와 RIM이 잘 보여주고 있다. 부단한 자기 혁신에 더한 자기 성찰이 소위 요즘 ‘잘 나가는’ 업체들의 절대 필요 덕목이 아닌가 싶다.

※본 컬럼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발간 ‘MOBIL TREND’ 통권 제 2호(2011. 7. 8 발간)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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