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팅/광가교 공정을 이용해 유리컵 위에 하트 모양으로 제조한 전지. 굴곡진 형태를 갖는 유리컵 위에 프린팅/광가교 공정을 이용, 하트 모양의 전지 제조가 가능하다. /사진=미래창조과학부
셀룰러뉴스 김준태 기자 = 원하는 곳에 원하는 모양으로 얇게 입힐 수 있는 리튬 전지 개발이 성큼 다가왔다. 상용화될 경우, 전자기기 내 별도의 전지를 넣을 공간이 필요 없어 착용형 기기 및 사물인터넷 시대 앞당길 것이란 기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내 연구진이 어떠한 전자기기에나 원하는 모양으로 얇게 입힐 수 있는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리튬이온전지는 충전 및 재사용이 가능한 이차 전지의 일종으로, 휴대폰 배터리로 널리 사용된다.
미래부에 따르면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이상영 교수, 김세희, 최근호 연구원(박사과정) 등은 별도의 전지 공간이 필요 없는 신개념 리튬이차전지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미래부가 지원하고 있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과 교육부의 BK21플러스사업을 통해 수행했다. 이번 연구 결과물은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지 8월 12일 자에 게재됐다.(논문명: Printable solid-state lithium-ion batteries: A new route toward shape-conformable power sources with aesthetic versatility for flexible electronics)
논문에서 저자들은 개발동기에 대해 휘어지는(flexible) 전지가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사물 인터넷은 물론 스마트 워치, 입는 컴퓨터 및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등 미래 착용형 기기 작동용 전원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도 얇고 휘어지는 리튬 전지에 대한 연구는 계속됐지만, 어느 기기에나 접목돼 원하는 디자인을 갖도록 프린팅 공정 및 고분자전해질을 도입해 전지를 제조한 사례는 없었다는 것이다.
개발 원리는 이렇다. 먼저 양극, 음극 및 전해질 물질을 각각 ‘조청’과 같은 점성(점도 700포와즈)을 갖도록 새롭게 제조한다. 그 다음 원하는 사물 위에 음극-전해질-양극의 순서대로 직접 프린팅하되, 각각의 물질을 프린팅할 때 마다 1분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자외선에 노출시켜 굳힌다. 각 물질의 점성으로 전지는 사물 위에 프린팅된 모양 그대로 붙어있게 되며 자외선 노출로 고체 상태가 되는 구조다.
연구팀은 프린팅 공정으로 유리컵, 안경 등 원하는 사물 어디에나 글자, 하트 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전지를 기기별 특성에 맞게 빠르고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는 ‘기기맞춤형 얇고 휘어지는 리튬 전지’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됐다고 설명했다.
기존 전지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전해액 주입 공정 및 분리막이 필요 없으며 지름 5mm 막대에 반복적으로 감았을 때도 폭발 없이 성능 유지될 만큼 유연한 특성의 우수한 성능을 구현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이상영 교수는 “착용형 기기 및 사물인터넷 시대를 여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였던 전원 공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차세대 전자 기기들을 다양한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