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슈퍼 와이파이(super Wi-Fi)’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진영에서도 디지털TV 유휴대역(화이트 스페이스)을 활용, 초고속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 와이파이망 구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2010년 승인한 새 무선 광대역 표준 ‘슈퍼 와이파이’는 디지털TV 전환으로 남는 TV 방송 대역(470~698MHz)을 활용, 기존 집이나 사무실 등 제한된 공간에서 쓰던 와이파이를 전국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저출력 특성 상 기존 와이파이에 비해 도달거리가 최소 4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데이터 속도는 전화망을 이용하는 것보다 10배 이상 빠르고, 전파만 잡히면 이용 가능한 방송 주파수 특성 상 산간이나 오지마을 주민도 무선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다. 2.4GHz 대역을 이용하는 기존 와이파이 대비 700MHz 이하의 상대적으로 낮은 주파수를 이용, 적용범위도 넓다.
영국에서는 ‘인핸스드 와이파이(enhanced WiFi)’로 불린다. 최근 영국 오프콤(ofcom)은 유럽 내 최초로 인핸스트 와이파이 시범서비스를 내년말 시작하겠다며, 이 대역을 라이선스가 없이 누구나 활용하도록 개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방송 주파수를 활용하는 만큼 방송측 반대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국내에서는 KT가 지난달 수퍼와이파이 시범서비스를 위한 실험국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체 개발한 ‘장거리 TV 유휴대역(화이트 스페이스) 백홀링 기술’을 활용해 전라남도 완도군에서 사후도에 이르는 11Km 지역에서 이달부터 내년 5월까지 6개월간 시범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9월, TV 유휴대역을 활용한 슈퍼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을 위한 무선설비 규칙과 주파수 분배표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기도 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제주도 올레길 반경 1km 지역에서 슈퍼 와이파이 시범서비스를 실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후보측 박영선ㆍ이인영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17일 영등포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슈퍼 와이파이 선제 도입을 통한 IT선도국 위상 회복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오는 12월31일 아날로그 TV시대가 마감되면서 비게 되는 TV 유휴대역을 통신에 무료 할당, 늦어도 2015~2016년 슈퍼 와이파이망 설치를 끝냄으로써 이 분야 기술개발을 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2013년까지 화이트 스페이스를 통신용 주파수로 무료 사용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이듬해, 슈퍼 와이파이망 설치를 위한 기반을 만들겠다는 게 문 후보측 계획이다.
이 경우, 기존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것보다 저비용ㆍ고효율의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박영선 본부장은 “향후 100조원대 시장을 형성, 국가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현재 15만원 상당의 가계 통신비도 10만원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애틀라스 리서치앤컨설팅은 18일 “문 후보가 밝힌 슈퍼 와이파이 자체는 특정 기술 지칭이라기보다 통신사에 의존적인 국가통신 인프라 진화전략을 재검토해 서민 통신비 부담을 낮추고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정책적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애틀라스는 “기존 인프라와 새로운 인프라 운영주체의 역할 분담 등 현실화를 위한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그럼에도 이통사의 인프라 투자 주체로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점에서 유력 대선 후보의 이러한 공약이 유의미하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