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혁신을 기치로 ‘페어 프라이스(Fair Price)’ 정책을 시행중인 KT가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와 관련 자사 전략을 소개했다. 낙후된 유통 시스템의 개선을 앞세운 이 정책이 단말 제조사 보조금을 정조준, 제조사 대응이 주목된다.
KT 표현명 사장(개인고객부문)은 28일 광화문 사옥 1층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일부터 자사가 도입 시행중인 ‘페어 프라이스(Fair Price, 공정가격 표시)’ 정책과 관련, “단말기 장려금을 제로로 만드는 게 궁극적 목표이자 방향”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페어 프라이스’는 고객혜택이 확대된 합리적 수준의 공정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고객이 안심하고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는 제도다. 휴대폰 판매가격에 대한 고객 불신을 해소하고, 모든 고객에게 동등한 혜택을 주자는 취지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KT는 스마트폰과 일반폰 주요 모델에 대한 공정가격을 KT 직영 온라인 쇼핑몰 올레샵(www.ollehshop.com)과 2700여 전국 공식 대리점에 게시하는 등 페어 프라이스 시범 운영을 실시하고 있다.
KT는 7월 한달 간 페어 프라이스 운영에 대한 고객 반응을 조사한 결과 60% 고객이 휴대폰 가격을 쉽게 알 수 있고, 구매 탐색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존 유통망에 대한 제조사 장려금이 축소 및 출고가 인하를 통한 이통시장 안정화와 고객 실구입가 하락 등을 KT는 페어 프라이스 정착의 혜택으로 꼽았다.
이날 표 사장은 “스마트폰 1500만 시대, 단말 유통은 90년대 낙후된 형태가 여전하다”며, “과다한 제조사 장려금이 불투명한 유통구조를 지속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단말 신제품의 출고가에는 이통사 보조금과 제조사 보조금이 함께 실리는 구조다. 표 사장은 이통사 보조금이 요금할인이나 단말할인을 통해 이용자 혜택으로 돌아가는 반면, 제조사 보조금은 대리점이나 판매점으로 흘러 들어가 유통구조를 왜곡한다고 설명했다.
제조사 보조금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로, 실제 국내업체 휴대전화의 국내 출고가가 해외 판매가보다 고가에 판매된다는 논란 역시 제조사 보조금에서 비롯된 것이란 게 KT 설명이다.
표 사장은 “제조사 보조금이 단말 가격의 불확실성을 높인다”며, “(KT가) 제안하는 건 제조사 장려금을 고객에게 얼마나 주는 지 전 매장에 고지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표 사장은 “페어 프라이스 정책의 궁극적 목표이자 방향은 제조사 장려금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협의하는 단말 제조사들 가운데는 적극 참여하는 업체도 있고, 관망하는 업체도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KT 나석균 본부장(개인고객부문)은 “삼성전자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곧 취지를 이해해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 사장은 나아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도 주문했다. 표 사장은 “제조사가 적극 참여하고, 정부가 제조사 장려금을 모든 매장에 고지토록 정책적 지원을 해준다면 소비자가 가격을 다 알게 돼 유통이 옳은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제조사 장려금 배제가 방통위 업무와는 무관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표 사장은 “제조사 장려금 고지가 소비자 후생에 필요하다는 점에서 방통위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식경제부 설득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T는 또 경쟁 이통사의 가격 오픈 동참을 희망했다. 타사에 앞서 페어 프라이스 제도를 도입한 데 대해서는 “무선데이터요금 인하 및 아이폰 도입 등 스마트 혁명을 일으켰듯 유통 혁신을 꾀해보자는 취지”라며, “단기 실적 하락 어려움이 있겠지만, 앞으로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KT는 중고폰 매입과 공단말기 요금할인 프로그램을 포함한 ‘그린폰(Green Phone)’ 제도를 오는 9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매년 2700만대의 휴대전화가 판매되지만, 회수는 320만대에 불과한 국내 현실에서 이를 도입, 스마트 유통 혁신에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내 공단말기 요금할인 프로그램을 출시해 중고폰 또는 해외 반입 폰을 갖고 있는 고객들도 별도 요금 할인 혜택 제공하며, 기변시 고객이 가져온 중고폰을 매입해 그만큼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또한 공식 온라인 쇼핑몰인 올레샵에 중고폰 직거래 장터를 개설하고 단말 사용 여부 등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는 직거래가 이뤄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