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접근성 장애는 ‘유료화’”

      “가장 큰 접근성 장애는 ‘유료화’”에 댓글 닫힘

14일 구글코리아는 서울 소공동 소재 롯데호텔에서 의미 있는 간담회를 가졌다. ‘웹이 신체?언어 제약을 뛰어 넘어 모든 이에게 자유를 부여할 것’이라는 구글의 ‘웹 접근성(Web Accessibility) 철학’의 일단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이날 주인공은 구글 본사에서 웹 접근성 분야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연구 과학자(research scientist) 티브이 라만(T.V. Raman) 박사였다. 라만 박사는 이 자리에서 구글의 웹 접근성에 대한 철학을 설명하고 관련 기술 시연 및 개발 스토리를 발표했다.

구글 본사의 연구과학자인 티브리 라만 박사는 시각장애인들도 웹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그 자신 시각장애인이다. 14일 간담회에서 구글의 웹 접근성 철학을 소개하고 있는 라만 박사.

라만 박사는 선진기술 개발 분야에서 16년 동안 종사해온 구글의 연구 과학자로, 2005년 구글에 입사해 시각?청각 장애인들이 웹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하는 엔지니어팀을 이끌고 있다. 구글 검색, 크롬, 지메일, 구글 북스, 구글 맵스 등에 적용된 수십 개 접근성 도구(accessibility tool)가 그의 팀의 개발 성과물들이다.

그 자신 14세 때 녹내장을 앓은 이후 시각장애인이 됐다. 그의 관심 분야 중 하나는 시각에 의존할 수 없는 각종 상황에서 눈을 사용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인터페이스 개발이다.

이날 라만 박사는 “컴퓨터와 인터넷 등 디지털화된 정보는 사람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공유하는 방식을 크게 변화시켰다”며, “이제는 시각 및 청각 장애를 가진 이들도 웹에 있는 전세계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아울러 그는 “장애인 대상 개발 기술들이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더 큰 쓰임새를 제공하는 결과를 가져오면서 기존 생각의 근본적 변화가 결국 더 많은 유저에게 혜택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구글의 목표(Mission)와 일맥상통한다고 라만 박사는 덧붙였다.
?
‘접근성 제공’을 라만 박사는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대상을) 전달하는 것으로, 동일 내용을 다른 포맷으로 전달하는 ‘변환’을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사용자 요구에 맞는 접근 방식을 개발,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손쉬운 접근을 가능케 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라만 박사는 크롬 브라우저 및 모바일 기기에서 구글의 다양한 웹 접근성 기술들을 시연해 보이며 이제는 디지털 정보가 언제 어디서나, 어떤 방식을 통해서도 접근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용자들을 클라우드에 연결하는 최종 단계를 ‘디바이스’로 규정한 라만 박사는 “이용자와 직접 접하는 이들 랩톱이나 모바일 기기 등에 어떻게 접근성 기술을 더 접목시켜 나갈 것인지를 고민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라만 박사는 “웹은 모든 정보가 존재하는 플랫폼이 됐으며, 이 정보를 볼 렌즈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데스크톱 브라우저나 휴대전화 등이 그 렌즈 역할을 하고 있다”고 디바이스 역할을 강조했다.

라만 박사 연구팀은 이에 따라 지난 3년 간 이러한 ‘렌즈’를 통해 엔드유저에게 전달하고, 정보를 기본적으로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왔다. 안드로이드나 크롬에 시각장애인을 지원하는 기술을 처음부터 내재해 제공하는 형태는 그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이들 접근성 확대 기술이 고가 유료로 제공되는 데 대해 라만 박사는 “그 자체 접근성 장애”라고 단정했다. 접근성 확대를 위해 도입한 기술의 가장 큰 접근성 장애가 바로 유료화된 시스템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라만 박사는 “장애인을 위한 기술이 존재하더라도 비싸게 공급되면 그 자체 접근성의 큰 장벽이 돼 소수 활용에 그친다”며, “그걸 다 없애기 위해 구글은 안드로이드나 크롬 내 무료 내장 형태로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구글은 오픈 소스 형태 웹 접근성 개발을 진행 중이다. 모바일 기기를 위한 안드로이는 ‘아이즈-프리(eyes-free)’를, PC용 크롬은 ‘엑세스 크롬(Access chrome)’이란 프로젝트 명을 갖고 있다.

아이폰의 웹 접근성 관련, 안드로이드(폰)과의 그의 비교도 주목할 만하다. 라만 박사는 “웹 접근성 관련 아이폰의 3년 노력을 안드로이드는 지난 11개월 새 따라잡았다”며, “단, 아이폰과 달리 다양한 단말 제조사가 안드로이드를 채용하기 때문에 일괄 웹 접근성 채택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라만 박사는 이용자의 웹정보 접근 최종단계로 디바이스를 꼽았다. 랩톱이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손쉽게 정보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 라만 박사 연구팀이 지난 3년간 진행해온 노력들이다.

‘웹 정보의 100% 장애인 접근’이 목표라는 라만 박사는 그 중 최고 우선순위는 어떤 것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교육’을 꼽았다. “모든 교과서와 교재를 온라인화 해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 그게 첫번째 단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

“현재 온라인 정보를 100으로 봤을 때 장애인 이용 가능 비율이 몇 %인지는 컵에 물이 반 찼느냐, 혹은 반 비었느냐 시각과 같다. 컵을 온라인 정보라고 했을 때 그 자체가 커졌다. 과거 인터넷과 현재 인터넷 규모는 비교가 안된다. 반 찼든, 비었든 인터넷 자체 증가로 정보도 많아졌기 때문에 일부만 장애인에 전달돼도 그 자체 장애인 전달 임팩트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14살 이후 시각장애인으로서 지금까지 자신을 가장 힘들게 했고, 스스로 가장 괴로웠던 점이 바로 접근성 문제였다고 토로하는 라만 박사의 판단이다.

장애 등 좌절감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들에게 보내는 그의 격려.

“장애인뿐 아니라 일반인도 어려움과 난관을 맞는다. 가족 등 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적극 활용해 문제를 해나갈 수 있는 자신감과 역량을 키워야 한다.”

가족의 지원을 힘 입은 자신을 “운이 좋았다”고 표현한 라만 박사는 푸네 대학교에서 수학 학사, 인도 공과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코넬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수여 받았다.

그의 박사 학위 논문은 ‘기술 자료를 위한 오디오 시스템 (Audio System For Technical Readings -AsTeR)’으로 1994년 ACM(미국 컴퓨터협회) 논문상을 수상했다. 시각장애인으로서 접근성 해결을 위한 그 자신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Visited 67 times, 1 visits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