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견제” WAC 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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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고객의 ‘수퍼 앱스토어’를 표방하는 수퍼 앱스토어 ‘WAC(Wholesale App. Community)’이 단독법인으로 공식 출범한다. 국내에서는 KT와 SK텔레콤이 이사회 멤버로 정식 참여, 글로벌 앱 생태계 마련을 지원하게 된다.

28일 KT와 SKT 등에 따르면, 글로벌 오픈 앱 생태계 구축을 위한 WAC(Wholesale App. Community, 도매 애플리케이션 연합체)이 법인으로 공식 출범한다. 법인 출범과 함께 유사 연합체였던 JIL(Joint Innovation Lab, www.jil.org)과도 완전 통합, 글로벌 슈퍼 앱스토어 상용화를 위한 WAC의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www.wholesaleappcommunity.com

이번 이사회에 국내 KT와 SK텔레콤도 선임 돼 미국, 일본과 함께 한국에서도 2개 사업자가 이사회에 참여하게 됐다. 양사는 함께 한국의 혁신적인 이통 산업의 우수성을 알리고, 글로벌 앱 시장 구축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세계 30억 대상 ‘도매 장터’ 겨냥=WAC(www.wholesaleappcommunity.com)은 국내 KT, SK텔레콤과 일본 NTT도코모, 미국 AT&T, 프랑스 오렌지 등 세계 24개 통신사가 지난 2월 열린 ‘2010 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창설한 세계적인 애플리케이션 도매 장터다. 이들 참여 통신사 가입자 수만 합해도 세계 이동통신 가입자의 2/3에 달해 ‘글로벌 수퍼 앱스토어’라고도 불린다.

이들 이통사 외에도 삼성전자, LG전자, 소니에릭슨 등 주요 단말기 제조사도 WAC을 지원하고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등이 소비자가 직접 앱을 이용할 수 있는 소매시장이라고 한다면, WAC은 각 이통사가 세계 각지에서 개발된 앱을 각 이통사 앱스토어에 공급하는 글로벌 도매시장인 셈이다.

WAC이 상용화되면 개발자들은 특정 OS기반이 아닌 표준화된 개발 환경이 제공돼 세계를 무대로 손쉽게 개발 역량을 펼칠 수가 있게 되고, 이용자들은 세계 각지에서 개발된 새롭고 다양한 앱을 단말기 OS와 관계없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7일 초대 임원진 및 16명의 이사회 멤버를 발표하며 체계를 갖춘 WAC은 상세 개발자 로드맵 및 WAC 초도 규격을 9월에 제공하며, 11월에는 규격 참조 구현(Reference Implementation)및 개발자 지원 도구를 배포, 1차 개발자 컨퍼런스 개최를 통해 본격적인 앱 개발을 촉진할 계획이다.

2011년 2월에 열릴 ‘MWC’에서는 WAC 규격을 지원하는 단말기의 최초 시연이 있을 예정이며, 5월에는 상용 단말기가 본격 출시 돼, 사용자들은 2011년부터 WAC 규격에 맞춘 각종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WAC은 각 사업자의 앱스토어와 과금 시스템을 이용하고 수익 배분 비율도 사업자의 자율에 맡기되 개발자들에게 공정한 수익이 돌아가도록 할 방침이다. WAC은 비영리 기구로서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최소의 수수료만을 받게 된다.

향후에는 앱을 통한 모바일 결재(인앱빌링, in-app billing)와 모바일 광고, 위치정보 등을 활용한 부가 서비스 제공 등 개발자, 사업자 및 모든 참여자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추가 비즈니스 모델도 도입할 예정이다.

WAC의 CEO로 지명된 피터스 서(Peters Suh, 현 JIL CEO)는 “WAC의 설립 목적은 전세계 개발자들이 개발한 가장 혁신적인 서비스를 가장 많은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앱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고객과 개발자, 사업자 모두가 보다 많은 선택의 기회를 가지고 더 큰 가치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WAC 이사회 의장이자 보다폰 유럽 CEO인 미셀 쿰(Michel Combes)은 “WAC과 JIL의 통합으로 모바일 앱 세계는 개방과 진보를 위한 거대한 발걸음을 뗐다”며, “여러 명망있는 WAC 이사진과 함께 WAC의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데에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KT?SKT 참여 “실질 상용화 주도”=KT와 SK텔레콤은 WAC의 이사회(BoD) 멤버로 정식 선출돼 향후 WAC 기술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KT와 SK텔레콤를 포함 총 6개 통신사가 WAC 이사회 멤버로 새로 선출돼, WAC 이사회 멤버는 기존 10개 사업자를 포함해 총 16개가 됐다.

정리: SK텔레콤

KT는 그 동안 WAC의 근간이 되는 BONDI 1.1 기반 단말기 개발을 진행하고, 지난 6월 아태 모바일 사업자 연합 ‘커넥서스(Conexus)’ 이사회에서 해당 단말기를 시연, 커넥서스 사업자들의 WAC 지지를 이끌어 내는 등 WAC의 상용화 및 기반 확대에 많은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KT는 동일한 응용프로그램을 일반폰, 스마트폰, 인터넷전화기, IPTV 셋톱박스 등 다양한 스크린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자사 ‘N-Screen 기반 서비스’가 WAC이 지향하는 오픈 웹 규격 기반 서비스 및 오픈 앱 플랫폼 사업과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WAC에서도 N스크린(N-Screen) 지원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바 있다고 KT는 덧붙였다.

WAC 창설에 참여하며 이번 초대 이사회 멤버로 선임된 표현명 사장은 “KT는 오픈 웹 기반의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N스크린 서비스를 바탕으로 WAC의 실용적 상용화를 주도할 예정”이라며, “향후 K-WAC과 WAC의 원활한 협력 및 한국의 우수한 개발자와 솔루션 사업자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향후 ▲WAC 서비스를 위한 표준 단말 플랫폼으로 독자 개발한 콘파나(Conpanna)를 정식 제안하고 ▲T스토어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WAC 설계 및 구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사가 개발한 앱 자동 검증 서비스 및 DRM 기술을 WAC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적용시킨다는 계획이다.

‘콘파나’는 특정 플랫폼과 무관하게 브라우저 엔진을 통해 직접 앱을 구동하기 위한 기술이다. SKT에 따르면, 콘파나를 활용하면 안드로이드나 애플 등 별도 모바일 플랫폼별 앱을 개발할 필요가 없어 일반 웹 개발자들도 쉽게 모바일 앱을 개발할 수 있게 되고, 한번 개발한 앱에 대한 활용도도 높일 수 있다.

콘파나가 WAC의 표준 기술로 채택될 경우, 국내 기술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국내 제조사 및 개발자들의 해외 진출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SKT는 내다봤다.

이사회 멤버로 선임된 SKT 하성민 MNO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SK텔레콤이 가진 핵심 기술들을 WAC 사업에 적극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이를 기반으로 WAC에서 국내 사업자가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애플 견제? WAC 전망 ‘밝지만 않다’=글로벌 수퍼 앱스토어 구축을 위한 WAC의 본격 출범은 아울러 구글과 애플 중심의 앱스토어 경쟁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의미도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새로 출범한 WAC(JIL-WAC 연합체제)는 도매업체 역할을 담당, 다양한 개발업체들이 개발한 앱을 각 이통사에게 전달하게 된다.

현재 각 이통사들은 별도의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업체들은 이에 맞춰 다수의 버전을 작성해야 하는데, 이는 소규모 개발업체들에게는 상당한 비용부담이 된다. 이를 해소하자는 게 WAC의 기본 취지다.

이는 역설적으로 ‘폐쇄적’이라고 지적받는 애플 앱스토어의 성장세와 무관하지 않다. 한 시장조사업체(Chetan Sharma)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의 지난 해 매출규모는 41억달러에 이른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이 무료 앱을 선호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미 다수의 앱스토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앱스토어가 경쟁력이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덴마크 컨설팅업체 스트랜드 컨설트(Strand Consult)의 존 스트랜드(John Strand) 사장은 “애플 앱스토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대규모의 앱스토어가 아니라 소바자들 실구매를 이끌어낼 특화된 앱스토어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통사들은 수익성이 없는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컨설팅업체는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되는 앱의 평균가격이 0.26달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WAC에 가입한 다수 이통사들이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영국 컨설팅업체 CCS 인사이트의 한 애널리스트는 “개발자들이 직면한 문제는 모바일 플랫폼의 분열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할 채널 또한 분열되고 있다는 점이다”며, “WAC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은데, 이들이 주요 문제들에 대해 얼마나 빠르게 대처하는가 여부가 개발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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