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바다’ OS인가, 플랫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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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바다(Bada)’는 올해 이 회사의 스마트폰 약 30%에 채용될 예정일 만큼 중시되는 핵심 아이템 중 하나다.

이미 지난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에서 처음 선 보여, 전세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최근 첫 ‘바다’ 탑재 휴대전화 ‘웨이브’를 내놓으면서 이목을 끄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당초 약속보다 상용 제품 출시시기가 1~2개월 늦었다는 점, 갈수록 격해지는 모바일 운영체제(혹은 플랫폼) 경쟁에 너무 늦게 뛰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 ‘바다’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겠느냐 등 때문에 국내외 일부에서는 ‘간보기 아니냐’는 혹평도 없지 않았다.

삼성이 국내를 포함, 전세계 상용 제품 출시를 공식 발표하고, 바다에 대한 회사 차원의 전력투구가 강조되면서 초기 그런 시각은 많이 상쇄됐지만, 여전히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아직도 궁금한 ‘바다’. ‘웨이브(유럽용 GT-S8500)’로 첫 항해를 시작한 지금, 이에 대한 회사측 입장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25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개최중인 ‘월드IT쇼(WIS) 2010’ 내 삼성전자 ‘웨이브’ 부스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바다’에 대해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주력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바다(Bada)’, OS인가 플랫폼인가?
가장 먼저, 바다가 운영체제(OS)냐, 플랫폼이냐를 물었다. 바다가 공식 발표된 지 6개월 여 지난 지금도 ‘플랫폼’ 다수 속 일부 ‘OS’라 부르는 혼란 때문이었다.

“OS라기 보다 플랫폼”이라는 게 이 관계자 답변이다. OS는 리눅스 커널(Kernel)이나 RTOS 커널처럼 플랫폼 하단에 깔리는 것으로, 바다는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프레임을 얹은 플랫폼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삼성이 ‘독자 개발’이라고 내세우는 부분은 커널의 상단에 위치하는 다양한 프레임들을 의미하는 셈이다. 최근 삼성이 바다를 ‘독자 모바일 플랫폼’이라고 소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플랫폼'으로서 '바다'는 삼성전자가 올해 주력으로 끌고 갈 이 회사 경쟁력의 일단이다. '월드IT쇼'가 열리는 코엑스 삼성전자 부스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에게 그간 궁금한 걸 물었다.

이는 OS로 알려진 안드로이드와도 유사한 형태로, 안드로이드 역시 리눅스 커널 기반의 ‘플랫폼’이란 게 이 관계자 설명이다.(실제 최근 화제가 된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 돌리기’가 가능한 것 역시 아이폰 1세대와 안드로이드 OS가 모두 리눅스 커널을 이용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미 바다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지난해 말, ‘바다’를 두고 ‘OS냐, 플랫폼이냐’ 규명 작업이 시도됐다. 대표적인 게 로아그룹과 디지에코.

로아그룹은 ‘바다에 대한 소견’이란 지난해 11월 전략 보고서를 통해 “삼성 자체 플랫폼이라고 발표된 바다는 실장 자체 플랫폼이 아니다”며, “멘토 그래픽스(Mentor Graphics)의 RTOS인 뉴클리어스(Nucleus) OS를 커스트마이지드한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실시간OS(RTOS)와 UI 프레임워크를 애플리케이션 탑재?구동이 가능토록 진화시킨 것으로, OS의 핵심 커널은 리눅스로도 대체할 수 있다”는 게 로아측 설명이었다.

KT연구소인 디지에코는 지난 1월, ‘2010년 1월 1주차 주간동향’을 통해 “‘바다’는 안드로이드나 윈도모바일 같은 모바일 OS가 아니라, 다양한 어플 개발을 지원하는 플랫폼(또는 미들웨어)이다”고 정의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바다’는 어떤 커널을 쓰나?
“밝힐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회사 방침 상 밝히기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플랫폼은 고가형과 중저가형 단말에 따라 달리 탑재된다. 당연히 OS부에 해당되는 커널도 마찬가지. 리눅스 커널이 고가형에, RTOS가 저가형에 주로 이용된다는 것.

‘바다’가 어떤 커널을 이용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가령 ‘코비의 스마트폰화’ 경우(옆 부스에 전시된 ‘코비폰’을 실례로 들었다) RTOS 커널이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바다 1.0을 탑재한 ‘웨이브’가 고급형이라면, 리눅스 커널이 이용됐을 것이란 유추가 가능한 부분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웨이브’는 단말 가격 기준 고가폰에 속한다.

▲바다, 올해 업그레이드 계획은?
“회사 개발 로드맵에 따를 것이다. 정확히는 말할 수 없지만, 올해 안 ‘1.5 버전’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관계자)

▲‘스마트폰의 대중화’ 장담. 어떻게?
삼성이 ‘바다’를 앞세워 실현코자 하는 것은 이른바 ‘스마트폰의 대중화’다. 이게 현재 바다의 모토이기도 하다.

전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바다’는 이미 일반폰용으로 수년 전부터 준비해온 플랫폼에 스마트폰 성능을 더해 만들어졌다. 일부 ‘급조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한 설명일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의 유려한 적용을 강조하기 위한 대답이라는 게 더 옳다.

바다를 탑재함으로 해서 일반폰의 스마트폰화가 저가에, 빠르게 가능해진다는 게 이 관계자 설명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실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다.

이는 “안드로이드 대비 바다의 가장 큰 경쟁력 하나만 꼽아달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했다. 타 OS 혹은 플랫폼 대비 일반폰까지 확장 가능한 속성이 곧 경쟁력이라는 자체 판단인 셈이다.

같은 자료에서 디지에코 역시 “바다를 OS 아닌 ‘플랫폼’으로 가져간 이유가 스마트폰뿐 아니라 일반폰(피처폰) 탑재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며, 이런 삼성의 바다 전략을 뒷받침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굳이 모바일 OS와 구분되는 또 다른 레이어를 만든 것은 바다를 스마트폰 아닌 피처폰 중심으로 탑재하기 위한 것이다.”(디지에코)

로아그룹 역시 차후 플랫폼 공통화를 통해 삼성이 개발하는 다양한 단말로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컴퓨터월드’는 ‘심비안, 안드로이드폰 대비 저가 스마트폰을 출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가트너는 “경쟁사 대비 자사 제품 차별화를 위한 선택”이라고 바다를 평가하기도 했다.

▲자 그럼, 올해 바다폰 비중은 얼마나?
전시장 관계자는 “안드로이드와 바다 비중을 비슷하게 가져가면서, 연말 윈모폰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이 관계자는 ‘바다’에 대한 일부 우려에 대해 “그럴 거면 지난 MWC에서 그렇게 대대적인 런칭행사도 안 가졌고, 신종균 사장이 그런 호언장담도 하지 않았다”며 일축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270만달러(약 30억원)의 큰 상금을 내걸고 ‘바다 개발자 챌린지’를 진행중이기도 하다.

‘바다’는 생태계가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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